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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혼자서 오사카 여행(2/3)

Pnew 2022. 1. 2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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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본 여행에 영어는 큰 도움 안된다

일본 사람들은 생활 속에 영어가 아주 많이 쓰이고 가타카나라는 외국어를 표기하는 문자도 있기 때문에 영어만 사용할 줄 알면 여행에 문제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일식 영어를 잘하는 것이지 진짜 영어는 우리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수준으로 못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일어를 조금 배워서 가는 것이 좋다.

 

오사카 전철 노선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카오스다. 부산엔 깔끔하게 오는 열차를 타면 되는데 일본엔 열차마다 색깔과 모양이 다 달라서 처음 방문한 사람은 상당히 헷갈린다. 게다가 노선이 정신없이 깔려 있어서 길 잃는 거 순식간이다. 때문에 역무원을 찾아서 오는 열차를 아무것이나 타면 되느냐고 영어로 물었는데 대답은커녕 쏘리라며 도망가버려서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그나마 알고 있는 짧은 일본어로 물으려 했으나 이것 역시 거부하며 오케 오케로 일관하는 바람에 될 대로 되라는 생각에 아무거나 탔더니 문제없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뭐랄까? 부끄럼이라기보다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 같은 느낌? (스벅 직원, 호텔 직원은 영어 겁나 잘하더라)

 

사전조사의 중요성

여행은 "까이꺼 부딪치면서 하는 거지"라는 몰상식한 말을 하는 친구가 있다면 같이 가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맛집을 여러 곳 검색만 해보고 갔는데 하루 40인 제한이라거나 점심, 저녁시간 두 시간씩 네 시간만 영업한다거나 아무튼 검색해본 식당 다섯 곳 중에 한 곳만 정상영업 중이었다.

 

식당 이름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오사카 난바역 주변의 유명한 규카츠 집이었다. 결코 저렴하지 않았고 가계 내부에 손님도 없어서 주문하니 바로 내주었다. 처음 먹어본 규카츠인데 아저씨에게 단무지 옆에 무슨 소스냐고 물었더니 친절하게 대답해주었지만 아직도 뭔지 모르겠다. ㅋㅋ (마를 갈아놓은 것 같기도?)

사실 식사는 아래의 일정이 끝나고 한 것이고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아침 일찍부터 씻고 나와 돌아다녔는데 최종 목적지인 오사카성까지 가려면 무조건 버스를 타야 할 정도여서 기왕 비싼 버스 탈거 다른 곳부터 보고 가자고 결정했다. 출근시간이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한적하고 시원한 분위기가 좋았다. 지난날 방문했던 쓰텐카쿠 바로 옆에 위치한 오사카 시립미술관이다.

사진으로는 좀 우중충하고 추워 보이지만 매우 따뜻한 날씨에 바람도 별로 안 불어서 산책하기 좋았다. 잠시 앉아서 쉬는데 전날에 봤던 스텐카쿠의 시계탑이 눈에 들어왔다. 밤에 불빛이 들어와 있는 상태로도 멋있어 보였는데 낮에 봐도 나름 괜찮았다.

아마도 아래의 사진이 시립미술관의 입구인 모양인데 역시나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밖과 다르게 안쪽으로 들어가면 단풍나무들이 늘어져있어서 분위기가 매우 좋다.

구글 어스에 검색해보니 개장시간이 9시 30분이라고 한다. 때문에 들어가 보지 못하고 공원을 빙빙 돌기만 했지만 미술품 보면 뭐하나 덴노지 공원 자체가 미술품인데.

미술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덴노지 공원의 일부인데 미술관보다 공원 산책을 꼭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동네 쪼매난 공원이 아니고 겁나 넓고 경치 좋은 공원이다. 초록색 물웅덩이 진짜 싫어하는데 여기는 전체적인 분위기와 어우러져 이뻐 보였다. 

오사카성

아마 아래부터 오사카성일 거다. 시립미술관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일본 버스는 한국 버스와 시스템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선 한국처럼 저렴하고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버스를 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걷는 게 버스보다 빠르겠다 싶을 정도로 느리고 안전하게 이동하기 때문에 뛰는 편이 빠르겠다 싶으면 바로 달리는 것을 추천한다.

 

버스는 뒤로 탑승해서 앞으로 하차하는데 탑승할 때 번호표를 뽑아야 한다. 버스 앞쪽의 전광판을 보면 내 번호와 지불해야 할 승차료가 표시되는데 그 금액은 일정 개수의 정거장을 건너갈 때마다 할증되고 하차할 때에 앞쪽에서 정확한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만약 잔돈이 부족하다면 앞쪽에 배치된 잔돈 기계에서 직접 교환하여 넣어야 한다. 물론 교통카드가 있다면 탈 때 찍고 내릴 때 찍으면 된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성이 있었나? 애초에 성(Castle)이라는 개념이 조금 달라서 다른 모양이긴 하지만 도심 한가운데서 이런 성을 볼 수 있다니 기분이 묘했다.

사진에 보이는 사람들은 죄다 중국인이다. 아마 오사카에 있는 사람 절반은 중국인 관광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고막이 찢어질 정도로 떠들면 중국인이고 조금 시끄럽다 싶으면 한국인이고 말을 한마디도 안 한다 싶으면 일본인일 가능성이 높다. 아무튼 아래의 성문을 몇 개 지나면 성이 나온다.

크고 아름다운? 오사카성. 성 내부는 박물관과 비슷한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입장료가 있고 한 번에 출입 가능한 인원수가 정해져 있는 듯 하니 여럿이서 갔다면 나눠지지 않게 유의 바란다. 참고로 누구누구처럼 멍청하게 계단으로 오르지 말고 엘리베이터로 끝까지 올라가서 경치를 구경한 다음 내려오면서 박물관을 구경하는 것이 좋다.

성위에서 찍은 사진이다. 오전 일찍은 사람 몇 명 없더니만 시간이 지나자 상당히 바글거렸다.

아무튼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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