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공원(01): 단풍 구경가기 좋은 날씨
운동을 위한 관광?
운동이 싫다. 공은 너무 무섭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하지만 운동이 싫을 뿐 움직이는 것이 싫은 게 아니다. 움직이는 것인데 그것을 즐길 수 있다면 운동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얼마 전 자전거를 배웠고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을 마음껏 돌아다니며 '운동'을 하고 있다.
한국에선 가고자 하는 곳이 있다면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쉽게 이동 가능한 반면 어릴 적 거주했던 미국 캘리포니아는 본의 아니게 히키코모리처럼 될 수밖에 없었다. 땅이 원체 큰 탓에 집도 크고 길도 넓고 모든 것이 띄엄띄엄 있어서 차가 없으면 거의 아무 데도 갈 수 없는 수준이다. 물론 자전거나 킥보드 같은 이동수단이 있으면 근처 마트나 공원 가는 것 정도는 문제없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때 그렇게 집에서 컴퓨터 게임이나 하기 바빠서였는지 지금은 매일같이 어딘가 가지 않으면 좀이 쑤신다.
운동하지 않던 탓에 집 앞 버스 정류장까지 10분 정도만 걸어도 다리와 발이 쑤셨었다. 그 때문에 여행지에 놀러 가더라도 발이 아파서 쉬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고부터 팔다리에 근육도 붙고 어느 정도 걷는 것으로 인해 어딘가 아프거나 하지 않게 되었다. 땀이 많이 나는 것은 여전해서 상당히 불편하지만 '운동'이 이렇게 재미있는 것인 줄 처음 알았다.
그러니 요즘은 주말마다 산에서 맑은 공기도 마시고 살도 뺄 겸 열심히 등산 하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산의 나무가 푸르스름한 느낌이 강했는데 이제 단풍이 제대로 물들기 시작한 모양이다. 사람도 별로 없고 한산해서 단풍 구경하면서 사진찍기 딱 좋은 환경이 조성된 모양이다. 탁트인 곳에 풍성한 나무와 좋은 공기가 가득한데 마스크같은 족쇄를 차고 다니는 것도 '미친' 짓이라 생각된다.
운동중에 마스크 착용 안전 할까?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해도 산소가 부족하지 않다는 조사 결과"
이탈리아의 조사 결과라고 소개하며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한 여섯 명의 40대와 KF94 급 마스크를 착용한 여섯 명의 40대에게 40분간 실내 자전거를 타게 한 후 신체에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70대 노인 25명에게 마스크를 착용시킨 전과 후의 일상 생활한 1시간 동안 혈중 산소농도에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 즉 누구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해도 호흡곤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상식을 뒤집는 결론이 난 것이다.
고작 십수명의 40대 운동결과와 70대 일상생활을 마스크를 착용한 운동과 연결 짓는 오류. 그리고 고작 50분 남짓한 가벼운 운동을 모든 운동과 연결짓는 오류.
"12명의 20대 남성,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한/하지 않은 40분간의 운동을 비교한 결과"
한국의 교수가 조사한 논문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여섯 명과 하지 않은 여섯 명에게 실내 자전거를 40분간 시켜본 결과 '자전거 등 힘든 운동 해도 괜찮아'라는 결과가 도출됐다는 것이다. 즉 20대 남성 12명의 40분간 진행된 운동결과를 마스크를 착용한 모든 운동에 대입한 것이다.
혈기왕성한 20대 남성 십수명이 모든 연령대의 안전한 '마스크를 착용한 운동 생활'을 대변할수 있다고 생각하며 조사 결과를 발표한 교수가 참 같잖다.
안일한 학자들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그렇게 두렵고 겁난다면 집에서 실내 운동을 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하면 문제없는 것 아니겠냐는 말이다. 등산하면서 마주 오던 사람이 순간 내 옆을 지나갈 때 잠깐 마스크를 썼다가 벗어봤자 아무런 의미 없는 행동이니 마스크를 쓸 거면 똑바로 착용하고 아니면 말라는 거다. 세상에서 한국 사람만큼 말 잘 듣는 민족이 없다는데 꼭 좋은 의미로 들리지 않는다. 옳고 그름을 떠나 누군가 하라고 지시하면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다. 두려움에 떨지만 말고 조금만 더 생각 해보고 떳떳해지는게 어떨까?
등산하면서 찍은 단풍사진과 금강공원에서 찍은 사진이다. 운동 이야기 하다가 삼천포로 빠진 기분이지만 내 잡학사전 스타일이라 보면 좋을 듯하다. 작은 씨앗 하나가 바위 근처에서 자라나면 위의 사진처럼 바위가 쪼개지기도 한다. 무슨 일이든 시작이 어려워서 그렇지 한번 시작하면 어떻게든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운동을 혐오했지만 별것 아니었듯 무슨 일이든 주저 말고 한번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말이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