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어려워: 맛있는 것 '같아요'
영화가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맛이 있으면 있는 것이고 없으면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음식을 먹은 주체가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OO 같다'는 말은 확신이 없다는 뜻으로 내가 한 말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거다.
인 것 같다: OO처럼 보이다. 확신이 없을 때 사용. seem, appear.
요즘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것 같아요'라고 내가 하는 말에 대한 확신 없이 추측을 한다.
"올해에 장사가 잘 안 된 이유는 '그' 질병 때문인 것 같아요." 즉 장사가 잘 되지 않은 이유를 '그' 질병이라고 추측하는 것이다. 추측했던 '그' 이유 이외에 가격이 높다거나 매장의 위치가 외지다거나 여러 가지 이유가 대체될 수 있는 상황일 때 내 생각엔 '그' 질병이 가장 유력하다는 생각을 말할 때 '것 같아요'를 사용해 추측하는 것이다.
"맛있는 것 같다."와 같은 표현을 할 때는 추측하는 게 아니지 않나? 내가 먹은 음식이 맛있으면 있는 거고, 맛이 없었으면 없는 거지 내가 먹고도 "맛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어떻게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 내가 맛있게 먹었나?".라는 생각을 하는 게 어색하고 이상하다는 말이다.
"재밌었던 것 같아요." 영화든 놀이공원이든 재미가 있었으면 있었다고 대답하면 끝날 일을 또 '있었던 것 같다'는 무슨 말인가? "재미는 있었는데 꼭 한순간 한순간 모든 순간이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니까 재밌었던 것 같네?". 이제 너무 많이 사용해서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말에 자신감을 가지는 게 좋다고 본다. 혹시나 남들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정반대의 의견을 가지고 있을까 하며 애매하게 내 의견을 남들과 맞출 필요가 없다.
어디까지나 내가 개인적으로 맛있다고 느꼈으면 맛있었다고 대답하는 것이고 재미있다고 느꼈으면 재미있었다고 대답하는 것이다. 남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으니 당당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내 생각을 말하는 습관을 지녀보는 게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