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때 다녀온 일본
당시에 발표를 위한 사진만 찍어서 분량이 많지 않고 화질도 안 좋은 편이니 양해를 바라는 바이다. (조금 각색한 내용이다)
어느 날 대학에서 난대 없이 '해외기업탐방'을 전제로 한 해외여행 지원 프로그램이 생겼다. 여태까지 없던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인 줄 알고 학과생 세명과 적당히 이야기하고 신청했더니 지원해주는 비용은 비행기표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본행 비행기는 상당히 저렴한 편에 속하는데 조금 더 새로운 곳을 도전해 볼 것을 그랬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튼 기업 탐방이라는 구실을 맞추기 위해 여행 경로에 기업체를 넣어야 해서 같이 가는 세명에게 의견을 물었지만 모두 하나같이 조장이 알아서 해달라기에 식당부터 방문할 곳까지 다 계획해서 서류를 제출했다.
(분명 아무도 불만 없었고 대 찬성이랬다)
사가~사가~
여행지는 일본 후쿠오카와 사가였는데 첫날 방문지가 사가였기 때문에 후쿠오카 공항에 내리고 기차를 타고 이동했다. 기업 탐방을 위해 갔지만 일본에 다녀왔다는 말은 할 수 있게끔 일본 문화를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는 료칸/호텔에 하루 숙박했다. 이번 질병 사태가 끝나야 하겠지만 강력 추천하는 사가현의 류토엔 호텔이다. 호텔이 조금 외진 곳에 있지만 미리 예약하고 가면 전화 한 통으로 셔틀버스를 보내준다. 호텔 매니저가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도 문제없고 시설도 깨끗하다.
가격대가 괜찮은 편이었는데 지금 찾아보려니 호텔명이 조금 바뀌고 비싸진 것처럼 보인다. 아무튼 아래와 같은 느낌에 있을 거 다 있는 가장 저렴한 다다미방이다. 방에 손으로 그린듯한 주변 지도가 놓여있는데 덕분에 나름 편리하게 주변을 구경할 수 있었다.
목욕탕 입구는 아래와 같다. 시간 때에 따라 남탕과 여탕이 바뀌는 모양인데 탕을 바꾸는 이유는 어디서 주워듣기로 음과 양의 기운을 고르게 받는 다나 뭐라나. 목욕을 마치고 나오면 사진에 보이는 자판기에서 커피우유 한잔을 마셔주면 일본에서 목욕 좀 해봤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어서 탈의실 사진을 찍어보았는데 개인 라커가 없으니 귀중품은 되도록이면 방에 두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보통 목욕탕에 갈 때는 유카타를 입고 가는 듯한데 꼭 입을 필요는 없다.
탕 내부 역시 사람이 없어서 한 컷만 찍어봤다. 객실에 작은 손 수건과 큰 수건이 한 개씩 비치되어 있는데 작은 손수건을 가지고 주요 부위만 살짝 가리고 돌아다니면 된다. 참고로 문신이 있으면 입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위 사진의 오른쪽 유리문을 열면 작은 노천탕이 나오는데 아래의 사진과 같다. 겨울이었음에도 물이 따뜻해서 그다지 추운 느낌은 들지 않았다. 저녁, 아침 두 번 이용했는데 어째선지 같이 간 친구들은 단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다. (뭐하러 온 걸까? 싸한 느낌이)
후쿠오카~
두 번째 날에 사가를 조금 더 둘러보고 곧바로 후쿠오카로 돌아갔다. 적당히 주변에 유명한 백화점이나 식당을 돌아다니며 보냈고 아래의 사진은 캐널시티라는 거대한 쇼핑몰 사진이다.
저녁시간이 돼서 일본 현지인에게도 비싸다고 소문난 이치란 라멘 집에 갔다. 입구에 들어서면 식권을 구매하는 기계가 있는데 직원이 친절하게 도와주니 당황하지 않고 구매하면 되겠다.
구매 후 자리에 앉으면 맵기와 추가사항을 작성하는 종이가 있으니 작성하고 버튼을 누르면 바로 가져다준다. 아래의 사진은 계란만 추가한 이치란 라멘인데 한화 약 1만 원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비싼 라면이다.
사실 둘째 날에 기업탐방을 갔어야 했지만 탐방은 구실일 뿐 놀러 갔으니 하루를 날려먹는 바람에 셋째 날이 돼서야 버스를 타고 기업을 찾아다녔다. 참고로 일본 여행 갈 때는 반드시 유심칩과 교통카드를 준비하기 바란다.
하루를 놀아버리고 나니 두 팀으로 나뉘어 업체들을 돌아봐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문제는 Wifi 기계가 한 뿐이어서 일본어를 쪼끔 할 줄 아는 나와 친구 1명은 인터넷 없이 이동하고 다른 둘은 Wifi 기기를 가지고 갔다. 아래 사진은 그렇게 헤매다 찍은 동네사진이다.
힘들게 돌아다니다 찾은 NHK 방송국이다. 사람도 없고 안내원도 없어서 어물쩡거리다 들어가서 한 바퀴 빙 돌았다.
기업체 방문에 대한 과제를 제출해야 하는데 쓸데없이 시간만 보내다 나왔다.
또다시 헤매다 들어간 신사. 명칭은 잘 모르겠지만 상당히 웅장한 느낌이었다.
어찌어찌해서 둘, 셋 째날 묵은 호텔로 돌아와 다른 두 명과 합류했다. 그 둘은 맥주공장에 다녀왔다는데 사진을 보니 재미있어 보였다.
그렇게 늦은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가계들이 일찍부터 문을 닫아 백화점 몇 군데만 둘러보고 마지막 목적지로 향했다.
다름이 아니라 편의점인데 이게 또 한국 편의점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어마어마하다. 먹을게 너무 많아.
한 상 차리고 마지막 날을 마무리했다.
여럿이서 여행할 거면 신중한 결정 필요
일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서로 그다지 친하지 않은 네 명이어서 조금 갈팡질팡했지만 나름 잘 구경했을 터인데 한국에 돌아와 이틀 정도 지났을까, 네 명 중 가장 연장자였던 사람이 단톡방에 메시지를 남기고 나가버렸다.
"내가 바라던 건 이 딴 게 아니었는데, 난 콘크리트가 아닌 숲 속의 대나무와 같은 일본을 느끼고 싶었고 축제와 같은 전통문화를 맛보고 싶었는데, 방까지 더 좋은 방으로 업그레이드시켜줬건만." 나머지 친구들은 아무 생각이 없는지 별 말 없었다.
상당히 얼척 없었던게, 분명 여러번 물어봤다. 가고싶은 곳 있으면 말 하라고, 계획하는데 포함한다고. 그럼에도 한마디 없었는데 돌아와서는 저런소리를 떠든 것이다. 아무도 부탁하지 않았음에도 지가 불편하다고 호텔방까지 업그레이드 시켜 놓고. 아무튼 결말이 좋지 않았던 첫 일본 여행기다.
결론: 혼자 갈거 아니면 마음 잘 맞는 친구 또는 가족과 여행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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