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치는 좋았지만 계단이 너무 많다
오륙도를 방문할 때 가장 좋은 루트는 이기대 수변공원을 지나 해맞이 공원에서 잠시 쉬었다가 스카이워크를 구경하고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거꾸로 올라왔더니 힘들어서 수변공원은 다음으로 미뤄야겠다. 아무튼 시간이 남아도는 관계상 해맞이 공원에서 다리 펴고 반쯤 누워서 쉬었더니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었다.
다들 하루하루가 바쁘다 보니 여행지에 방문하더라도 편히 자연을 만끽할 시간이 없다. 가족이나 친구와 놀러 갔을 때의 좋은 점도 있지만 혼자서 방문했을 때의 좋은 점도 있다. 여럿이 함께일 땐 풍경을 바라보며 서로 이 풍경을 나눌 수 있지만 조금 더 앉아서 쉬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 어서 이동하고 싶은 사람도 있기에 순간순간이 짧아지기 마련이다. 즉 함께하는 사람을 신경 쓸 수밖에 없고 오롯이 흘러가는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리 높은 곳은 아니었지만 오르느라 힘들어 죽을 뻔했다. 왜냐하면 뻥 뚫린 하늘에 햇볕이 쏟아지는데 머리를 식혀줄 구름은 거의 없었고 마스크 때문에 숨까지 차서였다. 연못이 있는 곳까지 올라가서 보니 잠깐 쉴 수 있는 정자가 많이 있었는데 한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햇빛의 각도가 애매해서 그늘진 정자는 단 하나였는데 하필 어떤 아줌마들인지 자리를 '찜'해둔 것이었다. CCTV가 많아서 도난당할 걱정은 없다는 것인지 대놓고 백을 두 개나 올려놓은 바람에 함부로 앉지도 못하고 더 나아가야 했다.
여러가지로 답답한 코시국
사람도 별로 없고 실외인데 미련하게 마스크 쓰고 쾌쾌한 입냄새만 맡고 앉아 있을 필요가 있을까? 이제 사람들이 슬슬 깨달을 때도 지난 것 같은데 여전히 코시국에 간을 졸이고 있는 것을 보면 상당히 씁쓸하다. 상당히 독한 감기지만 대단한 "백신"과 "치료제"까지 있고 아무 증상 없이 넘어가는 사람이 다수 있다면 과연 인류가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바이러스, "감기"와 뭐가 다른 것일까? 꼭 저렇게 누런색의 플랜카드로 자연경관을 해치면서까지 홍보를 해야 하나 싶다.
아무튼 그나마 해를 등지는 자리가 있어서 땀을 식힐 수는 있었다.
조금 더 높이 올라가는 계단을 오르자말자 밴치가 보였는데 해맞이 공원 전체 중에 이곳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나무 울타리 사이로 보이는 바다가 그림같이 이쁘게 보였고 밴치에 앉아 울타리에 다리를 걸쳐놓고 바람을 쐬는 게 정말 좋았다.
아래 사진이 보이는 데크에 공원 조성이전의 사진이 붙어 있는데 매 시즌마다 변하는 공원을 모습을 보러 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돌아 내려가면서 조금 아쉬워서 찍어본 돌고래? 의자?
아침부터 돌아다니느라 힘들었지만 좋은 경치 구경도 하고 나름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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